원료의약품(API) 공급망이 흔들린다 – 약의 80%가 한 나라의 원료에 의존한다면?

“해열제조차 수입이 끊기면 생산이 멈출 수 있다면, 그건 국가 안보의 문제 아닐까요?”

최근 몇 년 사이, 필수의약품 품절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값이 안 맞아서’, ‘공장 점검 때문에’ 같은 이유가 자주 들리지만, 그 뿌리는 더 깊어요.
의약품 위기의 출발점은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입니다.


핵심 개념/배경 설명

원료의약품(API)이란?

의약품의 ‘심장’이에요.
모든 약은 원료(API)첨가제(Excipient)로 구성되며, API가 약의 효능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물질이에요.
예를 들어 해열진통제의 아세트아미노펜, 항생제의 아목시실린이 바로 API죠.

원료의약품(API)의 이동흐름을 나타내는 인포그래픽입니다. 원료 의약품의60~80%는 중국, 인도에서 생산되어 각 국가로 이동합니다. 각 국가에서 유통가능한 형태로 포장되어 처방됩니다. 일부는 위기대응을 위한 비축물량으로 보관됩니다.
원료의약품(API)는 각 국가에서 유통가능한 형태로 포장되어 처방됩니다. 일부는 위기대응을 위한 비축물량으로 보관됩니다.

글로벌 집중 구조 – ‘두 나라가 쥔 목줄’

전 세계 API 생산의 약 60~80%가 중국과 인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항생제, 해열제, 혈압약 등 필수의약품의 대부분이 중국산 중간체(intermediate)에 의존하고 있어요.

중국은 낮은 인건비·대규모 화학산업단지를 기반으로 API를 대량 공급하고,
인도는 이를 조합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즉, ‘중국이 멈추면 인도도 멈춘다’는 식의 직렬 병목(supply bottleneck)이 존재하죠.


팩트체크맘의 해설

한국은 어떤가요?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API 자급률은 약 18~25% 수준(2023년 기준)입니다.
대부분의 제약사는 여전히 중국산 중간체를 들여와 가공하는 형태에 머물고 있어요.

문제는 단순한 비용 경쟁이 아니라 시설 노후화와 환경규제 강화예요.
국내 공장은 설비 교체나 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 인증 유지 비용이 높아,
중소 제조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밀려나죠.

그렇다고 해외 의존이 답일까요?
팬데믹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수출 제한 → 생산 차질 → 품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유럽·미국도 ‘Essential Medicine Supply Chain Resilience Act’ 같은 법을 제정하며
API의 자국 내 생산 복원을 추진 중이에요.


실생활 적용 팁

  1. 약국에서 “같은 성분인데 다른 회사 제품”을 권유받아도, 성분(API)을 먼저 확인해요.
  2. ‘제조원’과 ‘수입원’을 약 상자 뒷면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요.
  3. 장기 복용 약은 갑작스런 품절에 대비해 1~2주분을 여유 있게 챙겨두세요.
  4. 정부의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공고(식품의약품안전처, 2025)을 참고해, 대체 가능한 성분을 알아두세요.
  5. 소비자도 ‘가격보다 안정성’의 관점에서 약을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정리하며

필수의약품의 위기는 ‘공급의 기술’이 아니라 ‘공공의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한 나라의 원료 의존 구조는 단순한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명안보의 문제예요.

“약은 병원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기반시설입니다.”
“미네와 함께, 믿을 수 있는 과학으로 공공의 신뢰를 지켜요.”


미네의 한마디 💬

“약은 늘 약국에 있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세상은 그리 단단하지 않아요.
공급망의 한 끈이 끊기면, 우리가 익숙하게 먹던 약 한 알도 사라질 수 있답니다.
내일의 안심을 위해, 오늘의 원료를 지켜야 해요.”


참고 문헌

red and white medication pills

퇴장방지의약품의 숨은 이야기- 없어지면 큰일 나는 약, 왜 계속 만들지 않을까?

“이 약, 없어지면 큰일나요!”

약국에 갔는데 약이 없다고요?
가끔 뉴스에서 “공급 중단”, “생산 중단” 같은 문구가 보일 때가 있어요.
감기약, 해열제, 항생제처럼 흔한 약도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 없다’는 말을 듣게 되면 누구나 불안해지죠.

그럴 때 등장하는 게 바로 ‘퇴장방지의약품’이에요.
이 제도는 말 그대로 시장(퇴장)에서 약이 사라지지 않도록 막는 안전장치예요.
경제적 이유로 생산이 중단될 경우, 국가가 보조금이나 지원을 통해 약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정부는 판매량이나 수익이 적어도 국민 건강 보호에 필요한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여 퇴출되지 않도록 손실보존을 합니다. red and white medication pills
정부는 퇴장방지의약품을 지정하고 제약사가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합니다. Photo by Anna Shvets on Pexels.com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퇴장방지의약품은 ‘시장성이 떨어져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려는 약 중, 국민 건강에 꼭 필요한 약’을 뜻해요.
쉽게 말해 “돈이 안 돼도 꼭 있어야 하는 약”이에요.

대표적인 예로는

  • 결핵 치료제
  • 혈액응고 방지제
  • 신생아용 주사제
  • 응급 상황에서 필요한 해독제(예: 납중독 해독제, 아트로핀 등)
    이런 약들이 있어요.

이 약들은 판매량이 적고, 제조시설 유지비가 높으며, 원료 구하기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일반 시장 논리로는 ‘손해 보는 약’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없으면 안 되는 약’이에요.


왜 이런 제도가 생겼을까?

의약품은 다른 상품과 달리, 수요가 많을수록 좋은 시장이 아니에요.
병이 적으면 약이 덜 팔리는 게 오히려 좋은 사회죠.
그런데 이런 구조 때문에 필수적인 약일수록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이 안 나는 상품’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정부는 이런 약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게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를 만든 거예요.
의약품을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public good)로 본 것이죠.


세계적으로도 운영되는 제도예요

이런 정책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세계보건기구(WHO)는 1977년부터 “필수의약품 목록(Essential Medicines List)”을 운영해왔어요.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의료 상황에 맞게 ‘꼭 필요한 약 목록’을 만들어 국민의 기본치료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권고합니다.

한국의 퇴장방지의약품은 바로 이 WHO 모델을 토대로 발전한 제도예요.
다른 나라들도

  • 미국: Critical Drug Shortage Program
  • 호주: SSSI (Section 19A)
  • 일본: 필수의약품 안정공급사업
    등으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 일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고열로 응급실에 갔는데, 해열주사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고령자가 복용하던 심장약이 단종되면, 다른 약으로 바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퇴장방지의약품’이 존재합니다.
즉,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제도예요.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위급할 때 필요한 의약품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기 위한 보건정책입니다. 우리 가족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a newborn baby sleeping in a baby cart
필수의약품은 긴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지킵니다. Photo by kenan zhang on Pexels.com

제약사 입장도 만만치 않아요

기업은 공익만으로 돌아가지 않죠.
원료 가격이 오르고, 설비를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정부가 약가(가격)를 5년째 동결하면 생산은 사실상 손해예요.
그래서 정부는 생산 유지비 일부를 보전해주거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운영 중이에요.

이건 단순히 ‘기업 지원’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 유지비’라고 봐야 해요.
소방서나 정수시설처럼, 평소엔 잘 안 보이지만 ‘없으면 바로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인 셈이죠.


의약품을 지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건강 인프라 유지의 일환입니다.

퇴장방지의약품은 단순한 “저가 약 보호 제도”가 아닙니다.
그건 국가의 회복력(Resilience)을 높이는 건강 인프라 정책이에요.

“의약품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지탱하는 안전망이에요.”

“작은 약 한 알, 그 뒤엔 많은 사람들이 버티고 있어요.
오늘 우리가 안심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건, 그 약을 지키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에요.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지만, 약의 존재는 사회의 책임이에요.”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