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없어지면 큰일나요!”
약국에 갔는데 약이 없다고요?
가끔 뉴스에서 “공급 중단”, “생산 중단” 같은 문구가 보일 때가 있어요.
감기약, 해열제, 항생제처럼 흔한 약도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 없다’는 말을 듣게 되면 누구나 불안해지죠.
그럴 때 등장하는 게 바로 ‘퇴장방지의약품’이에요.
이 제도는 말 그대로 시장(퇴장)에서 약이 사라지지 않도록 막는 안전장치예요.
경제적 이유로 생산이 중단될 경우, 국가가 보조금이나 지원을 통해 약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퇴장방지의약품은 ‘시장성이 떨어져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려는 약 중, 국민 건강에 꼭 필요한 약’을 뜻해요.
쉽게 말해 “돈이 안 돼도 꼭 있어야 하는 약”이에요.
대표적인 예로는
- 결핵 치료제
- 혈액응고 방지제
- 신생아용 주사제
- 응급 상황에서 필요한 해독제(예: 납중독 해독제, 아트로핀 등)
이런 약들이 있어요.
이 약들은 판매량이 적고, 제조시설 유지비가 높으며, 원료 구하기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일반 시장 논리로는 ‘손해 보는 약’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없으면 안 되는 약’이에요.
왜 이런 제도가 생겼을까?
의약품은 다른 상품과 달리, 수요가 많을수록 좋은 시장이 아니에요.
병이 적으면 약이 덜 팔리는 게 오히려 좋은 사회죠.
그런데 이런 구조 때문에 필수적인 약일수록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이 안 나는 상품’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정부는 이런 약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게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를 만든 거예요.
의약품을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public good)로 본 것이죠.
세계적으로도 운영되는 제도예요
이런 정책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세계보건기구(WHO)는 1977년부터 “필수의약품 목록(Essential Medicines List)”을 운영해왔어요.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의료 상황에 맞게 ‘꼭 필요한 약 목록’을 만들어 국민의 기본치료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권고합니다.
한국의 퇴장방지의약품은 바로 이 WHO 모델을 토대로 발전한 제도예요.
다른 나라들도
- 미국: Critical Drug Shortage Program
- 호주: SSSI (Section 19A)
- 일본: 필수의약품 안정공급사업
등으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 일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고열로 응급실에 갔는데, 해열주사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고령자가 복용하던 심장약이 단종되면, 다른 약으로 바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퇴장방지의약품’이 존재합니다.
즉,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제도예요.

제약사 입장도 만만치 않아요
기업은 공익만으로 돌아가지 않죠.
원료 가격이 오르고, 설비를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정부가 약가(가격)를 5년째 동결하면 생산은 사실상 손해예요.
그래서 정부는 생산 유지비 일부를 보전해주거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운영 중이에요.
이건 단순히 ‘기업 지원’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 유지비’라고 봐야 해요.
소방서나 정수시설처럼, 평소엔 잘 안 보이지만 ‘없으면 바로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인 셈이죠.
의약품을 지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건강 인프라 유지의 일환입니다.
퇴장방지의약품은 단순한 “저가 약 보호 제도”가 아닙니다.
그건 국가의 회복력(Resilience)을 높이는 건강 인프라 정책이에요.
“의약품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지탱하는 안전망이에요.”
“작은 약 한 알, 그 뒤엔 많은 사람들이 버티고 있어요.
오늘 우리가 안심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건, 그 약을 지키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에요.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지만, 약의 존재는 사회의 책임이에요.”
참고 문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25).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을 위한 관리체계 연구.
- WHO (2023). Essential Medicines List, 23nd edition.
- 뉴시스 (2025.10.10). “25년째 11원…퇴장방지의약품 31% 5년째 상한액 동결.”
- 지디넷코리아 (2025.10.11). “6년간 필수의약품 147건 공급 중단.”

